조각2014. 7. 22. 02:46

* 닉님의 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껄끄러우신 분들은 뒤로 가주세요. 신부님 티엔X뱀파이어 하랑이 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5h5Xc-rUef4

쓰면서 들은 곡은 쇤베르크 정화된 밤 입니다.

 

 

 

 

 

 

 

 

 

 

 

 

안개가 자욱해 달빛도 길을 잃은 밤이면 티엔은 성당을 빠져나간 하랑의 자취를 뒤쫓았다. 굳게 잠긴 문과 쇠창사를 넘어서 도망갔으나 달아났다기엔 여기저기 제 흔적을 남겨둔 것이 어서 저를 데리러 오라는듯 점점이 이어졌다. 부연 안개가 작은 등불의 빛까지 꾸역꾸역 삼켜 발밑이 스산하여도 티엔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이 검은 숲으로 향했다. 마을과 성당 사이에는 울창한 숲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장정이라해도 일단 해가 떨어지면 지나올 수 없는 길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티엔은 숲길의 한편으로 덤불을 헤치고 희미한 향을 따라갔다. 사향과 양귀비, 혹은 오래된 와인이나 달 부스러기를 연상케하는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는, 사람의 목줄기를 물어뜯고 생명을 들이키는 악마의 자식이 사람을 꾀어내는 향기가 바람을 타고 희미하게 이어졌다. 나무 그림자가 빽빽히 들어찬 동굴 같은 어둠이 있는 곳에 하랑은 맨몸으로 웅크려있는 모습은 마치 오래된 그림 속에서 평화롭게 자는 인물처럼 보였다. 달빛 속에서 희미하게 빛이 나는 피부에 잠시 눈길을 빼앗겼던 티엔은 이내 하랑이 품에 무언가 안고있음을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똑같이 새하얀 어린애가 손가락을 입에 물고 하랑의 가슴팍에서 꼬물대고 있었다. 등불을 가까이 드니 자신의 손짓에 반응하며 칭얼거리는 애를 하랑이 잡아당겨 더 웅크려 안았다. 불그림자가 하랑의 살갗을 핥으며 음울한 춤을 추는 것을 바라보던 티엔은 하랑의 이름을 불렀다.

 

 

 

 

 

"하랑."

 

"이제 왔어, 신부님?"

 

 

 

 

 

스르르 감은 눈을 뜬 하랑이 몸을 일으키는 시늉을 해보였다. 수줍은 처녀처럼 허벅지를 오므려 붙인 모양새 이면엔 적나라한 맨몸을 드러내고 과시하듯 당당하고 천박한 분위기가 묻어났다. 제게서 눈을 떼지 않는 티엔이 만족스러운지 눈을 샐쭉 접으며 웃는 모양이 요야하다. 반쯤 시들고 마른 덤불 위에 제 옷을 깔고 누워 아이를 안은 하랑은 언젠가 본적있는 그림 속 성녀를 연상케 했다. 아주 우습게도, 정말로 순진하기까지한 얼굴을 시선으로 덧그리던 티엔이 낯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자신이 저 작은 머리 위에 손을 얹고서 축사를 했었을런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하랑이 바로 앉자 아이도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제 로만 칼라와 그 위로 늘어진 묵주를 응시하는 아이의 눈이 붉었다. 마주치자 흠칫 놀라며 하랑의 가슴을 파먹고 들어가기라도 할듯이 파고드는 것을 감흥 없이 지켜본 티엔이 짧게 말햇다.

 

 

 

 

"새끼치지 말라, 했을텐데."

 

 

 

 

차갑고 무겁게 뚝 떨어지는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듯 아이가 하랑의 목을 가는 팔로 감싸안으며 매달렸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것 같은 아이의 눈은 섬찟하게 붉었으나 살짝 달아오른 뺨은 사랑스러웠고 누구라도 아이가 팔을 벌리면 안아주지 않고는 누구라도 배겨내지 못하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엔은 가증스러운 뱀을 바라보듯 더욱 불쾌감을 드러냈을 뿐이었다. 아이의 작은 등을 쓸어내리며 짐짓 다정한 어미처럼 달래던 하랑이 상냥하게 대답했다.

 

 

 

 

 

"새끼 아냐. 먹이지."

 

 

 

 

이내 새하얄 지언정 볼에 달아오른 복숭아빛이 귀엽기 짝이 없던 아이는 차츰 싸늘하고 뻣뻣하게 식어 나뭇가지 처럼 힘 없이 출썩, 놓는대로 쓰러질테다. 아이의 가는 목으론 부족했던지 하랑이 베어문 가슴팍엔 선명한 잇자국이 새겨졌다. 하랑의 목울대가 몇번 오르내리자 성당에 그려진 천사의 거죽을 뒤집어쓴 어린 양이 새파랗게 물들었다. 그럴 수록 하랑은 벗은 다리를 서로 비비며 허리를 틀었다. 혈관엔 죽음이라는 독이 서서히 퍼지며 작은 생명을 죽이고 있을터엿다. 제 숨을 죄어오는 마지막 선물이 쾌락인지 죽음의 입맞춤인지도 모르고서 불완전한 경계의 놓여있는 저 작은 것은 죽으리라. 아이의 한숨같은 비명 위로 하랑의 뜨거운 신음이 내려앉고 신부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악마의 자위행위를 고스란히 지켜보았다. 악마의 숨이 발작적으로 치솟을때 신부는 가만히 제 커다란 묵주를 목에서 벗겨내었다. 두껍고 투박한, 독특한 생김과 크기는 그것이 기도에만 쓰는 것이 아님을 직감하게 하였다. 몇번 손에서 굴리던 것을 비척거리는 악마의 오금을 잡아들자 드러난 옴씬거리는 구멍에 내려꽂았다. 악마의 교성이 마치 발정난 고양이의것 같았다. 장미 덩굴이 휘감아 올라가는 십자가를 빙글 돌리니 하악질까진 한다. 하랑의 붉은 두 눈을 마주한 티엔이 움켜쥔 다리를 놓고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가 이내 강한 힘으로 하랑의 볼기를 사정 없이 때렸다. 쾌락에 울던 소리가 손속을 두지 않는 손짓이 반복될 수록 고통에 찬 소리로 바뀌었다. 계속해서 떨어지던 손바닥이 하랑의 눈 한쪽이 눈물젖은 밤이 되고서야 멈추었다.

 

 

 

 

"아파, 아파요..."

 

 

 

 

몸을 둥그렇게 말려다 제 아래에 들어찬 티엔의 묵주를 알아챈 하랑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 빼요, 빼주세요. 아파요. 더듬더듬 애원하는 하라의 다리를 벌리고 사이에 자리잡은 티엔이 묵주의 줄을 천천히 잡아 당겼다. 잔뜩 수축한 안을 긁으며 빠져나오는 것에 숨이 넘어갈듯 울던 하랑은 허벅지 안쪽으로 피가 흐르자 고개를 저으며 애원했다. 하지마세요. 제발 하지마세요, 아버지(Father). 티엔은 시선을 여전히 아래에 두고 안이 찢어졌을 비문으로 피 묻은 손가락을 집어넣고 벌렷다.

 

 

 

 

"아버지!"

 

 

 

 

비명을 지르는 하랑의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세게 뺨을 때린 티엔이 말했다.

 

 

 

 

"넌 그 말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골반을 그러쥐는 큰 손에 하랑이 다시 울음을 터뜨렷다. 티엔은 옷을 헤치고 제것을 하랑에게 밀어넣었다. 손가락으로 억지로 벌린 입구가 울음소리를 따라 경련하듯 움찔거렸다. 그러나 손가락 보다 훨씬 굵은 것을, 일단 들어차자 턱 막힌 숨과는 다르게도 몸은 반기며 술렁였다. 고통과 쾌락, 절망과 환희 속 어딘가에서 헤메이던 하랑이 다 알고있는다는 듯한 티엔의 집요한 시선을 피해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죽은 아이의 텅빈 눈동자가 거기에 있었다. 하랑의 비명을 티엔이 입술이 가로채 삼켰다.

 

 

 

 

 

밤이 되면 티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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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eL
2014. 7. 22.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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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2014. 7. 22. 02:28

[티엔하랑] 띠동갑

 

 

 

 

 

 

티엔은 조금은 곤혹스러운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곤혹스럽기보다는 껄끄러운 느낌. 종이에 베인 손 끝의 작은 상처처럼 인식을 한 뒤에나 신경이 쓰이는 그런 문제였다.

 

 

긴 여정 끝에 그랑플람 본사에 도착해서 브루스와의 대면이 있었다. 브루스는 하랑의 신비한-영이라는 것은 비교적 서양인에게 낯선 것이다. 브루스는 여행을 하며 견문을 넓힌 상태임에도 그랬다.- 능력과 능력을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대화를 나눈 후 하랑은 마틴의 안내를 받아 그랑플람 본사를 둘러보러 나갔다. 하랑과 함께 나간 것이 하필 속내를 읽는 마틴이라는 것보다도 티엔은 브루스의 한 마디에 정신이 쏠렸다.

 

 

 

"자네가 대단한 능력자라고는 했지만 저렇게 어린데도 능력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은 몰랐군."

 

"예?"

 

"하랑군 말일세, 자기네 나라에서도 성인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그의 뒤엣 말에 집중을 할 수 없었던건 아마 그 때문이었을거다. 객관적으로 하랑은 확실히 어리다. 물론 더 어린 능력자들을 알고는 있었지만 어린축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왜 새삼스런 충격이었냐고 묻는다면, 티엔과 하랑의 능력 때문이다.

 

 

 

 

 

 

티엔은 기를 다룬다. 본인의 무공이 경지에 오르는 수준이기 때문에 자연의 기나 사람의 기에 민감했다. 그것은 딱히 동서양을 가리고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서 언제나 익숙한 것이었다. 재단 측에서는 이 '기'를 다루는 것이 특별하다고 여기고 자신도 다른 이들과는 조금 다름을 느끼고 있었지만 덕택에 요즘 흉흉한 정세의 동양을 누비며 능력자를 스카웃 할 수 있게 된것이다. 재단의 큰 축인 브루스가 추진한 일 임에도 마틴이 말린 이유에는 현재 아시아가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 있음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자신의 본토에서 루시의 스카우팅이 실패로 돌아가고 상심해 있을 때 마침 옆나라 조선에서 서양에 양녀로 들어갈 정도로 큰 능력을 가진 소녀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티엔은 가까운 조선으로 건너갔다. 조선은 그 당시 은밀히 땅의 기운이 죽어가던 중이었다. 청명한 기운이 인공적으로 억눌린 것이 답답한 느낌을 들게 했지만 그가 할 일은 능력자를 수소문 하는 것이었다.

 

 

능력자로 추정되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길에 티엔은 산을 넘다 어두워져 그만 길을 잃고 노숙을 하게 되었다. 나무에 기대어 잘 채비를 하던 그때 조선에 들어와서 느껴본적 없던 기의 흐름이 느껴졌다. 크고 거대한 힘이 요동친 것이다. 그는 몸을 일으켜 기운이 꿈틀거리는 방향으로 나는듯 달려갔다. 거기서 만난 것이 바로 하랑이었다. 흰 자리옷을 입고 맨발로 서서 머리채를 늘어뜨린 하랑은 땅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자신을 느낀 소년이 자신을 돌아봐 눈이 마주쳤을 때, 그는 섬광 같은 것이 가슴께를 찌르고 지나간 것 같았다. 거대한 음기. 엄청난 음의 기운이 소년의 눈에서 용솟음치며 일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년이 입을 열자 아득하게 먼 곳에서부터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노인의 것과 같은 더께가 느껴지고 청년의 것과 같은 힘이 느껴지고 아이의 것처럼 맑은 또렷함이 느껴졌다. 좀 밝다 싶은 밤색 눈의 반대편 오른쪽 눈을 붉게 빛내며 하랑이 부적을 흔들며 기운을 쏘아보냈고-후에 그의 능력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이후 첫 만남부터 하랑을 동등한 능력자로 지금까지 여겨왔다.

 

 

 

 

 

 

'어리다...라.'

 

 

마틴이 광장까지 구경을 시켜준 것인지 하랑의 손에는 솜사탕이 들려있었다. 입 안이 온통 달아지는 것을 먹어치우며 자신에게 걸어오는 하랑을 바라보았다. 말갛게 앳된 얼굴에는 젊음에서 기인하는 특유의 호기가 묻어난다. 낯선 세상에 눈을 빛내지만 쉽게 질려하고 금세 익숙해진 눈도 그랬다. 강단있게 다물린 입매는 아직 꺽여본적 없는 그의 고집을 나타낸다. 설익은 근육이나 기다렸다는 듯이 고향의 것을 벗고 갈아입은 복식은 어울리지만 본인에게도 낯설 것이리라.

 

 

어리다.

 

 

호감가는 인상으로 올라간 눈꼬리를 접으며 마틴에게 인사한 하랑이 자신을 돌아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숙소로 가는 마차를 잡았다. 마차가 타일 깔린 바닥을 질주하자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티엔은 회상에 잠겼다.

 

 

 

 

 

자고로 음기란 그것이 강할 수록 양기를 끌어당기기 마련이다. 하물며 신령을 자신 안에 가둬넣은 하랑은 사내애라고 믿기 힘들 만큼 그 기운이 강했다. 때문에 그는 하랑이 직접 언급을 한 적은 없지만 그 체질 때문에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하랑과 여정 중간중간 -자신은 양과 음의 조화를 이뤄내어 지극히 안정되어있는 터라 조언을 위해- 하랑과 그 주제로 종종 대화하고는 했는데, 주로 기운을 다스리는 것에 대한 대화였다. 하랑은 양의 기운을 품은 것을 가까이 하고 섭취하는 식으로 조절을 해왔다고 했지만 그런 방식으로 다스리기에는 그 기운이 갈 수록 커지고있기 때문에 기를 운용하는 방식을 가르치며 시간을 보낸 것이었다.

 

 

그것이 효과가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다른 쪽으로 효과가 있었다. 기를 순환하면서 되려 가장 풍부한 음의 힘이 온몸 가득히 퍼지는 바람에 달이 휘영청 뜬 음기 가득한 시간에 하랑이 그를 찾아온 것이었다.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 안에서 가장 양의 기운이 강한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하랑이 이성을 챙기고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그럴리가 없었다. 한쪽의 붉은눈 안에 다른 누군가가 박혀 있었다. 그는 네가 아해를 부추겨 이 지경이 되었으니 책임을 지라며 침대 위로 올라왔다.

 

 

당황스럽지만 가장 원초적인 방법을 둘 다 알고있었다. 다만 하랑은 혼인한 상대가 없기에 제외하고 대화를 나눈 것이었다. 여전히 잘 때만은 챙겨입는 고국의 자리옷 차림의 하랑이 침대로 한발 한발 걸어오는 내내 한꺼풀씩 바닥으로 떨어졌다.

 

 

 

 

 

 

오, 이런 , 세상에...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그의 유혹에 넘어간것도 자신이었고 그 뒤로 그가 유혹해 오면 응한 것도 자신이니 새삼 하랑이 다가오면 물러서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전에 없던 하랑이 어리다는 생각이 사고를 잠식했다. 손가락으로 눈가를 누르며 티엔은 당장 자신의 허벅지를 쓸어내리는 하랑에게 어찌 반응해야할지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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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