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2015. 8. 1. 17:32

굳게 다문 입이나 뒤채는 몸은 다루기가 어려웠다. 성격만큼이나 완고한 몸을 굴종시키는 것은 꽤나 시일이 걸릴 것이다. 불행히도 티엔은 그동안 인내해줄 여력이 없었다. 내 질문에 답하시오. 사실 그에게 절망과도 같은 끝을 안겨주는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 오만하고 단단한 눈을 보고있자니 먼저 그의 기세를 꺽어버리는 쪽이 우선시 되야함을 깨달았다. 다이무스 홀든, 이 자가 빠르게 인정하고 공포를 느낄만큼 힘을 들이지 않고 해치울만한 곳. 검사로서 중요한 손을 망가트릴 수도 있고, 관절을 뒤트는것 만으로도 예전처럼 검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같은 몸을 쓰는 사람으로 생각하면 익히 알고있는 급소도 여럿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큰 노력 없이 망가트릴 수 있는 곳. 티엔은 다이무스의 턱을 단단히 틀어쥐고 눈을 마주했다. 관자놀이를 싸안듯 옹송그린 왼손. 검지가 다이무스의 눈썹을 살짝 쓰다듬고 동공 위를 정확히 조준했다. 뼈보다 쉬이 망가질, 그리고 고쳐지지 않을. 그리고 선언한다.

 

계속 답이 없으면 한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될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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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