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2015. 8. 1. 17:31

 

 

모든 밤은 이야기잖아.

 

 

 

 


그 애에게 그건 비리고 시고 쓴 기도로 넘어간 매운 기침이다. 단맛을 모두 제거한 인생의 떫은 독이었다.

너는 그 자에게 강간당하면서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 네가 당한 그걸 그저 그 한 단어로 표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건 작은 네 목줄기를 움켜쥐고 네 육신에서 영혼을 잡아뜯어 갈갈이 찢어발기는 그런 것이었을 테다. 글쎄 실제로 뜯긴건 그 몸뚱아리일까. 어쨋거나 너는 비틀거리며 겨우 창백한 미소만 지었다. 그는 내가 알아차린 뒤 일부러 보란듯이 너를 찢고 마시며 즐겼다. 네 헝클어진 머리칼을 보면서 내가 무엇을 느꼈는가. 그걸 떠올리기 전에 내게는 한 가지 확실히 해두어야 할게 있다. 너의 그 내리깐 시선, 수줍게 구원을 바라는듯 어쩌면 이대로 내가 그저 지나쳐 가기를 바라는 아무것도 담기지 않는듯 수심이 얇게 드리운 그 무상한 눈동자. 마주한 처음 그 때부터 내 안의 가책을 부채질하고 모든 양심을 까만 잿더미로 만든 그 눈. 동시에 그건 내 다리를 입을 칭칭 동여매 구 자리에 붙박아 두었다.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너이기에 더욱 그 눈이 말하는 것을 절대, 내가 단언할 수는 없으나 감히, 내게 청한 소극적인, 미약하나마 너의 간청이라 한다면 나는 그에 대한 내 답을 알고 있다. 나는, 네 완전한 종말을 손에 넣고 싶다. 그러나 나는 너의 무언가를 얻가나 바라지 않는다. 어떠한 것도 네게서 기대한 바가 없다. 너의 목을 조른다해도 네 비명이나 끊어질듯한 숨소리나  내 손에 매달릴 가련한 손가락이나 흐려지면서 마침내 떨어질 그 눈물도 나는 원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원할 수 있는 것은 내 손에서 부서질 너. 그 부서짐 바스러짐 깨어짐 산산 조각 난! 깨어지고 떨어지는 파멸! 그래 파멸! 나는 내 타락의 번제로 너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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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eL